[2박3일 에든버러 여행] 🏰 에든버러 도시이야기 - 사진으론 담기지 않는 기품의 도시

💬 인트로

말라가에서 만난 동행 한분이, 영국에 가면 "에든버러"에 가보라고 추천해주셨어요 

처음에는 듣고 흘렸는데, 맨체스터에 와서도 몇분이 에든버러 추천을 계속 하시더라구요 

 

궁금해서 찾아봤지만 사진으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답니다. 

고민하다가, 처음 추천해주셨던 분께 여쭤봤어요 

에든버러에 어떤점을 추천하세요?? 

 

에든버러에 도착하자마자 그 질문이 얼마나 바보같은 질문이었는지 바로 알았습니다.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모두 담아낼수 없는 고풍스러움과 기품이 있는 도시가 에든버러 였습니다. 

 

저의 첫마디는

"이건 반칙이지" 

신이 한 도시에 이렇게 아름다움, 역사, 철학, 고요함, 거친 자연까지 다 줄 수 있다는 게…
조금 억울할 정도였거든요 😂

 

너란 도시 더 알고싶다! 

최애도시가 된 에든버러의 다양한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


📜 '에든버러'라는 이름의 유래

'Edinburgh'라는 이름은 고대 브리튼어 **Din Eidyn(딘 에이든)**에서 비롯되었어요.

  • Din = 요새
  • Eidyn = 지명 혹은 족장 이름

7세기경 앵글로색슨족의 점령 이후,

이 지역은 Eidyn의 요새화된 도시라는 뜻으로 Edin-burh(고대 영어)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 '-burgh' 또는 '-burh'는 고대 영어에서 '요새화된 도시'를 뜻하는데
Hamburg, Pittsburgh, Luxembourg 같은 지명에도 남아 있는 형태라고 하네요! 

 

즉, Edinburgh라는 이름은 브리튼족의 지명과 앵글로색슨족의 언어가 혼합되어 탄생한 이름


⚔️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갈등

얼추 지구 반대편에 있던 저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갈등

그리고 독립 논쟁과 독립투표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답니다. 

 

특히 에든버러가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만큼 에든버러의 역사를 얘기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잉글랜드에 대한 저항의 역사인것 같습니다.  

 

중세에는 두 왕국 간의 수차례 전쟁과 침공이 에든버러에서 벌어졌고,

13~14세기 독립전쟁 때에는 윌리엄 월리스로버트 더 브루스가 중심 인물로 활약하며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다고 합니다. 

🛡️ 스코틀랜드의 합류와 Kingdom of Great Britain 탄생 (1707년)

1707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대영합병법(Acts of Union)에 따라 정식으로 그레이트브리튼 왕국 (Kingdom of Great Britain) 으로 통합됩니다. 

  • 스코틀랜드의 경제 위기 (특히 파나마 식민지 실패 등으로 인한 재정 파탄)
  • 잉글랜드의 정치·경제적 압박 (스코틀랜드가 프랑스와 연합하게 될 경우의 고립 등) 

두가지 큰 이유를 포함한 복합적인 상황이 영원한 앙숙을 한나라로 묶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 결정으로 많은 민중과 귀족층은 자치권을 빼앗긴 굴욕적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네요. 

그 이유 때문인지 지금까지도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것 같습니다. 

🔥 재커바이트 반란 (17~18세기)

대영합병 이후에도 반발은 계속 이어졌고

가장 큰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있는 사건 스튜어트 왕가의 복권을 요구하는 '재커바이트(Jacobite)' 반란이 1715년, 1745년에 각각 일어납니다.

혹시 "아웃랜더" 라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셨나요?? 
저는 한때 아웃랜더에 빠져서 잠도 안자고 내리 시청했던 기억이 있어요 😅

과거로 타임슬랩해서 도착한 스코틀랜드의 시대 배경이 바로 재커바이트 반란 전이에요
재커바이트 반란의 시작과 끝을 주인공들의 서사와 함께 다룬 작품인데 
이 시리즈를 볼때까지만 해도 제가 그 공간에 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 1745년의 반란에서는 찰리 왕자(Charles Edward Stuart)가 에든버러에 입성하며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 결국 컬로든 전투에서 잉글랜드군에 의해 진압되며, 하이랜드 문화를 억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 스코틀랜드 자치회복과 독립 논쟁 (20~21세기)

  • 1999년, 스코틀랜드는 300년 만에 자체 의회(Scottish Parliament)를 다시 세우고
  •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여부를 두고 스코틀랜드 국민투표를 하게 되는데,
    전체 유권자의 약 55%가 독립 반대, 45%가 찬성하면서 부결되었다고 합니다 
📌에든버러나 글래고스 같은 대도시에서는 독립찬성이 높았지만, 지방 소도시에서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고 하네요 
  • 2020년대에는 브렉시트(Brexit)를 계기로, EU 잔류를 원했던 스코틀랜드는 다시 독립에 대한 논쟁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역사만으로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한지붕 두가족 같은 느낌인데,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


🧠 계몽주의의 중심지

18세기, 에든버러는 유럽 계몽주의의 중심였다고 합니다. 

학문, 과학, 철학, 예술 전반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면서 '북쪽의 아테네(The Athens of the North)'라는 별칭까지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 등장하는 에든버러의 위.대.한 인물들이 많네요 😃

철학자 데이비드 흄 (David Hume), 지질학자 제임스 허튼 (James Hutton), 국부론과 "보이지않는 손"의 애덤 스미스 (Adam Smith)

 

이 모든 지적 흐름의 중심지가 바로 에든버러 대학이었는데

찰스 다윈이 여기서 의학을 공부했고, 

제 최애 추리소설 셜록홈즈의 저자 아서 코난 도일도 에든버러에서 의학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

 

재밌는건, 이러한 지성의 흐름이 도시 설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지금의 뉴타운(New Town)이 계몽주의적 미학을 반영해 질서와 균형, 대칭을 강조한 계획 도시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진짜 네모 반듯하답니다 😂)

※ 계몽주의란? – 인간의 이성과 지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18세기 유럽의 사상 운동으로, 이성을 중시하고, 과학과 합리주의 발전, 정치 · 경제 · 사상의 혁신을 추구 

🏛️ 구시가지 vs 신시가지

  • 구시가지 - 로얄마일(Royal Mile)
    • 에든버러성과 홀리루드 궁전을 잇는 약 1마일(1.8km)의 거리로, 구시가지의 중심축이자 왕실의 행렬이 지나던 길에서 이름이 유래했어요.
    • 로얄마일은 큰 대로이고, 양옆에는 수많은 좁은 골목길들이 나 있는데, "클로즈(Close)"라고 불려요 
      로얄마일 사람과 상점, 퍼레이드, 역사적 건물들이 즐비한 거리 주요 관통로라면,
      클로즈는 주거와 계층의 흔적이 남은 골목길! 
💡흥미로웠던것중 하나가 각 클로즈도 사회 계층이나 기능별로 사용자가 달랐다고 해요
Fleshmarket Close: 육류 시장이 있었던 거리
Writer’s Close: 서기관과 작가들이 모였던 장소
Advocate’s Close: 법률가와 귀족들의 거주지 

이름만으로도 과거의 생활상을 유추할 수 있어 싱기! 

❗클로즈가 단순히 통로로만 사용된건 아닌것 같아요 
전염병이 돌거나 하면 가장 먼저 클로즈를 통제해서 전염병 확산을 막았다고 해요 
클로즈를 하나의 평민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한것 같습니다. 

클로즈

 

에든버러 명소가 몰려있는 로얄마일

 

  • 신시가지 - 뉴타운(New Town)
    • 앞서 설명한 계몽주의적 도시계획의 결정체
    • 구시가지와 전혀 다른 느낌의 현대적이고 세련된 거리로 갤러리·상점·레스토랑이 몰려있어요 

👉 두 구역이 전혀다른 분위기를 갖고있어서 하나의 도시 속에서 시간의 층위를 엿볼수 있답니다 

네모 반듯한 뉴타운


🧟 유령 이야기 & 지하 도시 (Underground Edinburgh)

지금까지 다녀본 유럽도시중, 가장 많은 유령이야기를 들었던 곳이 에든버러인것 같습니다. 

  • Mary King’s Close: 이곳에서는 아기 울음소리, 무거운 기척, 한을 품은 여인의 유령 이야기 등이 전해지는데, 
    17세기 페스트가 번졌을 당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폐쇄된 거리였던곳에 
    그 위로 건물이 지어지면서 지하에 갇힌 거리와 사람들의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생긴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추측 😂
  • Edinburgh Vaults: 로얄마일 아래에 있는 아치형 지하 공간. 원래는 상점과 창고 용도였지만, 곧 범죄자, 밀주업자, 노숙자, 매춘부들이 모이는 어둠의 공간으로 변했다고 해요
    지금도 투어 중엔 촛불이 꺼진다거나, 갑자기 차가운 기운이 감돌거나, 장난치는 듯한 손길을 느꼈다는 체험담이 많다고 합니다 😱
  • 그 외에도, Greyfriars Kirkyard(그레이프라이어스 묘지)에서는 저주받은 변호사 ‘조지 매켄지’의 무덤에서 기이한 현상이 자주 보고되고 있고, 넬스톤 수도원 지하에서는 수도사들의 망령이 걷는다는 전설도 전해집니다.
📌 왜 에든버러에 유령이야기가 많은지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답변과 저의 추측을 토대로 정리해보자면, 

아마도 에든버러가 언덕과 절벽 위에 도시가 형성되어 있고 
+ 그 아래로는 수 세기에 걸쳐 폐쇄된 공간, 지하 터널, 묘지가 형성되어 있는데다가 
+ 수많은 전염병, 처형, 폭동, 전쟁의 흔적이 남은 도시인 만큼 

어두운 이면과 억울한 정서가 깃들어져 만들어낸 스토리가 아닐까... 합니다 😅

🦄 스코틀랜드의 상징, 유니콘

영국엔 나라별로 상징동물이 있어요 

스코틀랜드의 상징은 유니콘! 

 

유니콘은 순수함, 고결함, 정의를 상징하며, 잉글랜드의 사자와 대립되는 상징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에든버러성 입구, 국립은행, 동상 등 곳곳에 유니콘이 있어요! 

참고로, 영국을 구성하는 다른 나라들도 각자 상징 동물을 갖고 있어요.

  • 잉글랜드: 사자 – 왕권과 권위를 상징하며, 영국 왕실 문장에 자주 등장합니다 
  • 웨일스: 붉은 용 – 웨일스 국기에도 등장하며, 용기와 독립성을 상징
  • 북아일랜드: 흰 말(White Horse of Ulster) 또는 붉은 손(Red Hand of Ulster) – 지역 전설과 울스터 왕국의 유산에서 유래한 상징이라고 합니다 

왼쪽 - 로얄마일의 머캣 크로스(Mercat Cross) 꼭대기의 유니콘 오른쪽 - 에든버러성의 스코틀랜드 왕실 문장인 붉은사자를 지키는 양옆의 유니콘


📝 오늘의 결론

✅ 여행을 하고 이 글을 정리하면서 비로서 알게되는 것들이 있네요 

에든버러에 이렇게 다양한 레이어가 존재할 수 있는건 유구한 역사와 끊임없이 저항하고 계몽해온 그들의 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네모 반듯하게 정리된 뉴타운 보다는 길을 걷는것 자체가 중세로의 타임슬립같은 로얄마일이 매력적입니다

유령도시에 걸맞게, 저녁에 그레이프라이어스 묘지를 방문하거나 지하공간을 방문하는 투어가 활성화되어 있어요 

✅ 다음에 다시 에든버러에 온다면, 더 많은 유니콘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가 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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